내년 3월 1일 고양시 식사동에 문을 여는 고양국제고가 최근 전형요강을 확정하고 지난 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첫 입학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입학설명회에는 학부모, 학생 등 400여명이 몰려 고양국제고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고양국제고는 같은 날 개교할 예정인 화성국제고와 함께 서울·부산·인천·청심국제고(가평)에 이어 전국 다섯번째 국제고가 된다. 지난해 2월 시행사인 DSD삼호와 청원건설, 대양산업개발이 600여억원을 들여 경기도교육청과 학교를 지어 무상으로 기부채납하기로 협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설립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양지역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뽑는 지역할당제를 두고 도 교육청과 고양시가 이견을 보여 한 때 설립이 지연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당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국제고 건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 학비 年 400만원선… 공립외고와 비슷

고양국제고는 현재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1만7460㎡(약 5200평)에 지상 5층, 24학급 규모로 짓고 있다. 전교생 600명을 모두 수용하는 지상 9~10층짜리 남녀 기숙사 2동과 태양광 전기시설, 계단식 시청각실 등을 갖춘다.

지난 3월 공사를 시작해 교사(校舍)와 기숙사 건물이 1~2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DSD삼호의 도성수(55) 상무는 "전체 공정률은 13%로 개교에 지장이 없도록 내년 1월 31일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형은 10월 19일부터 원서 접수에 들어가 남녀 학생 200명을 선발한다. 지역우수자 전형으로 정원의 20%인 40명을 뽑는다. 나머지 일반 전형으로 120명,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40명을 뽑는다.

 합격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영어 외에 제2외국어 두 가지를 선택해 배우게 된다. 학과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외고와 달리 3가지 외국어와 국제법, 국제정치 등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비는 공립외고와 비슷한 연 400만원선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한해 160만원 수준인 일반 공립고보다는 부담스럽지만 1000만원이 넘기도 하는 사립외고 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고양국제고에는 이미 국제고가 있는 서울·부산·인천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중학교 졸업 예정자나 졸업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단, 지역우수자 전형은 고양시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또 올해 2월 말 이전부터 모든 가족이 고양시에 살고 있어야 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나 국가유공자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다.

 ◆ 토익·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 평가서 제외

지원자들은 공통적으로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통해 선발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하고 스스로 공부하려고 노력한 학생들을 뽑기 위한 방법으로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도와 비슷하다. 이런 취지에 따라 각종 자격증이나 토익 성적,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은 평가에서 제외된다.

당락은 변별력이 부족한 영어 내신 성적보다 면접 심사에서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면접에는 입학사정관 18명이 참여한다. 지원자가 제출한 학습계획서와 학교장·교사 추천서,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10분 내외의 개별 면접을 진행한다.

국제고 설립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고양 저동고 설석환(52) 교감은 "자신의 꿈을 향해 얼마나 일관성있게 자기주도 학습을 해 왔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주 전문가가 꿈이라면 봉사·체험활동도 그에 맞춰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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